바흐의 <마가수난곡>이 국내 최초로 서울모테트합창단의 사순절 정기공연으로 무대에 올라 기대를 모은다.

 

국내 유일의 민간 프로합창단인 서울모테트합창단(단장 박치용)이 사순절을 맞아 오는 28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제85회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

이번 정기연주회는 서울모테트합창단의 수난음악 명곡시리즈 다섯 번째 공연으로, 국내 최초로 바흐의 <마가수난곡>을 연주한다.<마가수난곡>은 <마태수난곡>이나 <요한수난곡>에 비해 잘 알려지 있지 않고 악보조차 남아있지 않아 아직까지도 복원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미완성곡이다.

 

특히 서울모테트합창단이 여는 이번 공연은 전혀 기록이 남아있지 않은 레치타티보 부분을 기존의 수난곡들과는 다르게 나레이션으로 진행한다. 탤런트 임동진 씨(극단 예맥 대표)가 나레이션을 맡아, 입체낭독과 해석을 통해 곡과 곡 사이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이어가게 된다. 또 극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의 감정과 상황을 연기하듯 표현해 극적 효과를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낭독 방식의 마가수난곡 연주는 매우 희귀하면서도 획기적인 방식이어서 독일에서도 큰 호응을 얻은 바 있으며, 음악사적으로도 가치있고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김형수 부지휘자는 “마가복음 14장부터 예수의 고난 장면을 노래와 고백으로 엮었다”며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지만, 공연을 접하면 훨씬 더 큰 감동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번 연주에는 지휘 박치용, 소프라노 오은경(세종대 교수), 알토 이아경(경희대 교수), 테너 조성환(장신대 교수) 등 국내 정상급 연주자들이 협연하며 오케스트라에는 바흐솔리스텐서울이 협연한다.

 

<마가수난곡>을 국내 최초로 연주하는 서울모테트합창단은 2007년부터 수난음악 명곡시리즈를 공연해왔다.2007년과 2010년 바흐의 <요한수난곡>을 시작으로, 2008년 그라운의 <예수의 죽음>을 한국 초연했으며, 2009년에는 <마태수난곡>을 전곡 연주하며 합창음악의 진수와도 같은 레퍼토리를 아카데믹하게 소화해낸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기독교 정신을 기초로 크리스천 음악가들이 모여 1989년 창단한 서울모테트합창단은 국내 유일의 ‘민간’ 프로합창단이다. 2005년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대통령상, 2004년 올해의 예술상, 2011년 제6회 대원음악상 연주상을 수상하며 수준급의 실력과 음악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상적 교회음악, 합창음악을 하겠다는 도전적인 목표를 가지고 23년째 이어오고 있는 서울모테트합창단은 앞으로 한국의 청소년들을 위한 아카데미, 스쿨클래식을 열 계획이다.

인재 양성의 목적뿐 아니라, 영혼이 위로받고 힘을 얻는 음악을 통해 한국의 차세대를 일으킨다는 야심찬 계획이다.김형수 부지휘자는 “미래 50년, 100년을 바라보고 추진하고 있다”며 “오케스트라와 같이 더불어 함께하는 음악이 현대 청소년 문제에 있어 완충 역할을 해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